Page 89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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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89



                                       제 13칙
                          임제의 눈먼 나귀[臨濟瞎驢]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한결같이 남을 위하기에 자기를 잊어버리고,법령을 다 시행
                하기에 백성이 없어짐을 관계치 말아야 한다.그러려면 모름지
                기 목침을 꺾어 버리는 엄격한 수단을 쓰는 사람이라야 되겠거
                니와,(그런 이가)임종 길을 떠날 때는 어떻게 해야 할꼬?



               본칙 드노라.
               임제(臨濟)가 열반에 들려 할 때,삼성(三聖)에게 유촉하되

               -노파가 죽음에 임하여 세 번 하직을 한다는데
               “내가 죽은 뒤[遷化後]에 나의 정법안장(正法眼藏)을 멸하지 않
            게 하라”하니,

               -무슨 기급한 짓인가?
               삼성이 이르되 “어찌 감히 화상의 정법안장을 멸하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하였다.

               -거짓으로 고분고분한 자가 짐짓 배짱은 큰 법인데
               임제가 이르되 “혹 어떤 사람이 그대에게 묻는다면 어떻게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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