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1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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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91


                  “삼성이 문득 할을 했다”하니,윗대[上代]와 아랫대[下世]를
                통하여 종문 안에서 출세한 자 중에 3일 동안 귀먹은 자*가 있
                                                                   1 3)
                은 이래 지금의 그 할과 같은 것은 없었거늘,임제는 이르되
                “나의 정법안장이 저 눈먼 나귀에 의해 멸망할 줄이야 누가 알
                았으랴?”하였으니,그때 임제의 문풍에는 원래 정령(正令)이
                있어 왔거늘 아깝게도 놓쳐 버렸다.그렇다면 천동은 어떻게

                판단했을까?


               송고
               신의(信衣)를 밤중에 노능(盧能:혜능)에게 전하니,

               -도적은 도적의 지혜를 가졌다.
               황매산의 7백 대중이 수선을 떨었다.
               -상량(上梁)이 바르지 못했군!*       14)

               임제의 한 가닥 정법안장을
               -반쯤은 밝고 반쯤은 어둔 것들이 온전히 이참[今時]에 있구나.
               눈먼 나귀가 멸해 버리니 남의 미움을 사도다.

               -마음은 단데 입은 쓰다.
               마음과 마음이 서로 이어짐이여,
               -야미소금을 파는 첨지들.

               조사와 조사가 법등을 전하도다.
               -남의 벽을 뚫고 빛을 훔치는 짓.
               바다와 산이 평평해짐이여,



            *황벽과 백장의 기연.
            *‘상량부정 하량(上梁不正下梁)’즉 윗 대들보가 바르지 못해 아래의 대들보가 비
              뚤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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