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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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때마침 용이 깊은 잠에 들었을지라도 용이 깨어나면 반드시
깨보숭이처럼 부서지리라”하노라.
대위 철(大潙喆)이 이르되 “만일 용문에 오르지 않으면 어찌
바다의 넓음을 알리오?설사 파도가 천 길을 솟구치더라도 용
왕은 뒤도 돌아보지 않음에야 어찌하리오?”했으나 만송은 이
르노니,“작은 고기[纖鱗]․작은 조개[片甲]인들 괴이할 것이
못 된다”하노라.
불과(佛果)가 이르되 “덕산은 진짜 험악한 솜씨를 가진 스승
이었던가?그 승이 방망이[鉆鎚]를 받은 적이 없는 사람임을
보고는 그만두어 버렸다”하거니와 만송은 이르노니,“옛사람
이 사람을 대하고 기연에 임할 때 각각 방편이 있었다”하리
라.덕산이 암두(岩頭)에게 이르기를 “너는 뒷날 내 머리에다
똥을 쌀 것이다”했는데 암두는 뒷날 과연 이르기를 “알량한
덕산이여,마지막 구절을 알지 못했다”하였으니,옛사람이 억
눌렀다 부추겼다 하거나 놓아주었다 빼앗았다 함에 있어 어찌
득과 실,승(勝)과 부(負)에 따라 구애되었겠는가?
황룡과 대위는 그 개요만을 들추어냈거니와 다시 살펴보라.
천동은 더욱 깊고 세밀하게 송하였다.
송고
마주 보면서 올 때에 작자(作者:눈 밝은 종사)는 아나니,
-어두운 자는 깨닫지 못한다.
그 도리는 돌 불[石火]과 번갯빛으로 더디다.
-이미 신라(新羅:멀리)를 지나갔다.
기회를 잃고 반격을 꾀하는 왕은 깊은 뜻이 있는데
-병사를 매복시켜 전투를 익히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