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5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P. 95

종용록 上 95


            이 자라말[跛鼇]이 나서는군요!”하니,
               -살림이 부유하면 아기들이 귀엽게 보인다.
               덕산이 문득 그만두어 버렸다.

               -요주(饒州)사람은 바보짓을 하지 않는다.
               다음날 덕산이 욕실에서 나오자 곽시자가 차를 달여다가 덕산
            에게 건네주니,덕산이 곽시자의 등을 한 번 어루만져 주었다.

               -판정해서 간짓대 위로 올려 보내려는가?
               곽시자가 이르되 “저 노장이 이제야 비로소 반짝하는구나!”하
            니,

               -엎어지는 수레마다 궤도가 같구나.
               덕산이 또 그만두어 버렸다.
               -범의 머리와 꼬리를 몽땅 거두었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덕산은 평소에 바람을 일으키고 비를 때리는 솜씨로 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나무랐거늘 그 승[廓侍者]은 허물이 하늘을 덮
                는데도 어찌하여 도리어 놓쳐 버렸는가?소를 때리는 데는 채
                찍이 필요치 않고,사람을 죽이는 데는 칼이 필요치 않은 줄을
                전혀 몰랐도다.몇 차례나 놓쳐 버렸던가?
                  노황룡(老黃龍)이 이르되 “덕산은 귀머거리,벙어리가 되었으
                나 소리 없이 편의(便宜)를 얻었는데 곽공(廓公)은 귀를 가리고
                방울을 훔쳤으되 곁에서 보는 이가 추하게 여기는 것이야 어찌
                하랴”하였다.
                  만송은 이르노니 “어찌 방울 훔치는 일에 그치겠는가?아홉

                길[九重]되는 연못 밑에서 여룡(驪龍)의 턱밑 여의주를 파낼
   90   91   92   93   94   95   96   97   98   99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