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2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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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산이 다시 이르되 “이르기는 대단하게 일렀으나 겨우 팔 분
            만을 일렀다”하니,
               -천 리까지 볼 수 있는 눈의 기능을 다 발휘하고자 한다면

               덕상좌가 되묻되 “화상께서는 어떠하십니까?”하매,
               -다시 한 층의 누각을 오르라.
               조산이 이르되 “우물이 나귀를 엿보는 것 같느니라”하였다.

               -흐르는 물은 무심하여 낙화를 보낸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무주(撫州)땅,의황(宜黃)조산(曹山)의 본적(本寂)선사는 탐
                장(耽章)이라고도 하는데 필시 사후에 내린 시호일 것이다.처
                음에 동산(洞山)을 떠나 조계에 들어가서 육조의 탑에 참배하
                고 길주(吉州)의 길수(吉水)로 돌아오니,대중이 그 명성을 듣고
                모여들어 법석 열기를 청하였다.선사는 조계를 본받으사 사는
                곳마다 조(曹)자를 넣어 이름을 지었으니,동산의 종지가 선사
                에 이르러 가장 융성하였으므로 ‘조동종’이란 칭호가 있게 되

                었다.
                  조산선사가 덕상좌에게 묻되 “부처님의 참 법신은 허공과 같
                아서 사물에 응해 형상을 나타냄이 마치 물속의 달과 같나니,
                어찌해야 그 응하는 도리를 설명할 수 있겠는가?”하였으니,
                이 네 구절은 부처님을 찬탄한 것으로서 본래는  금광명경(金
                光明經)   고본(古本)에서 나온 곳인데,이미 허공과 같다면 어

                떻게 사물에 응하는가 하는 내용이다.각범(覺範)이 제바(提
                婆:용주의 제자)존자를 찬(贊)하는 말에 이르되 “인연에 응하
                여 나타나되 사유(思惟)에 떨어지지 않으셨다.그러므로 바리때
                의 물에 바늘을 던졌다”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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