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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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이 된다는 뜻이다.
노새가 우물을 엿보고 우물이 노새를 엿본다는 그것을 쪼개
서 구경할 길이 있겠는가,배우고 알아서 남에게 전할 수 있겠
는가?협산(夾山)이 이르되 “들은 가운데서 견해를 내고 뜻 위
에 분별[丹靑]을 내면/눈앞에서는 아름다울 것이나 오래 쌓이
면 병을 이룬다/청산과 백운은 원래부터 서로 어울리지 않나
니/베틀도 실도 북에 걸지 않는 일이여/문채는 가로 세로로
속마음이 다르다/가상(嘉祥)의 한 가닥 길을 지혜로운 이는 성
근 줄 알고/상서로운 풀이 뿌리 없음을 현명한 이는 귀히 여
기지 않는다”하였는데,천동이 마지막에 협산의 한 연(聯)을
전부 인용해다가 이 화두가 사유(思惟)에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문채가 완전히 갖추었음을 밝혔다.
일러 보라.어떠한 삼매를 갖추었기에 이렇게 될 수 있을까?
다만 코끝[巴鼻]이 없는지라,어느 누구도 어쩔 수 없을 뿐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