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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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을 거느리는 분들이 있음은 어찌합니까?”하매,
               -황벽도 거기에 들지.
               황벽이 이르되 “선(禪)이 없다고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선사가

            없다고 했을 뿐이다”하였다.
               -겨우 반쯤은 구제되었군!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이 화두는 너무 간략해졌다.만일 전부를 든다면 이렇게 된
                다.
                  어느 날,상당하여 이르되 “그대들 모두는 무엇을 구하는

                가?”하고는 이어 몽둥이로 내쫓았다.대중이 흩어지지 않으니,
                선사께서 다시 이르되 “그대들은 모두 술지게미나 씹는 첨지들
                이다”하였으니,당나라 때에는 사람을 꾸짖을 때 술지게미를
                씹는다는 말을 즐겨 썼다.
                  제환공(齊桓公)이 당상(堂上)에서 글을 읽는데 수레를 깎는
                편씨[輪扁]가 당하(堂下)에서 수레를 깎다가 망치와 끌을 놓고
                올라와서 이렇게 물었다.“감히 묻잡노니,공께서 읽으시는 것
                은 누구의 말씀입니까?”공이 대답하되 “성현들의 전적이니라”

                하였다.편이 다시 묻되 “성인이 계십니까?”하니,공이 대답하
                되 “이미 떠나셨느니라”하였다.편이 다시 말하되 “그렇다면
                공께서 읽으시는 것은 옛사람의 지게미입니다”하였다.공이
                이르되 “과인이 글을 읽는데 수레나 깎는 주제에 무엇을 안다
                는 것인가?대꾸가 있으면 가하겠지만 대꾸가 없으면 죽어야
                하리라”하니,편이 이르되 “신이 신의 일로써 관찰하건대,수
                레를 깎는데 느슨히 하면 헐거워서 견고하지 못하고,꽉 조이

                면 빡빡해서 들어가지 않습니다.느슨히 하지도 않고 꽉 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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