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2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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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령이 시행되는가를 살펴볼 때이다.
번거롭고 자질구레한 것은 무찔러 버리고
-코끼리는 토끼 가는 길에 다니지 않고
솜털 같은 분별도 용맹하게 깎아 없앤다.
-크게 깨달은 이는 작은 절개에 구애되지 않는다.
눈금 박힌 저울대요,잘 비추는 거울이니
-털끝만치도 어둡게 하지 않는다.
옥으로 만든 자일런가,금으로 만든 검일런가?
-재고 헤아려 깊이 밝혀 낸다.
황벽노장이여,가을 터럭까지 살피니
-별똥만치도 그를 속일 수 없다.
봄바람을 가로막되 도도하게 굴지 않네.
-살피지 못했을 때를 미리 대비한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열자(列子) 설부편(說符篇)에 이르기를,양자(楊子)의 이웃
사람이 양(羊)을 잃었는데 이미 그 권속들을 다 인솔하고서도
양자의 시종들까지 따라가기를 청했다.이에 양자가 이르되
“잃은 양은 하나인데 어찌하여 뒤쫓는 이는 많은가?”하니,이
웃 사람이 대답하되 “갈래길이 많기 때문입니다”하였다.그들
이 돌아온 뒤에 양을 찾았느냐고 물으니 없어졌다고 하였다.
어째서 없어졌느냐고 다시 물으니,갈래길에 또 갈래길이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였다.
묵자(墨子)에 이르기를,양혜왕(梁惠王)때 도덕 있는 사람
이 길을 가다가 흰 실에다 물을 들이자 갖가지 색으로 변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