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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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125
제 54칙
운암의 대비[雲岩大悲]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팔면이 영롱(欞櫳)하고 시방이 활짝 트였다.어느 곳에서나
광명을 뿜어 대지를 흔들고 어느 때나 묘한 신통을 부린다.일
러 보라.어떻게 해야 드러내 보이겠는가?
본칙 드노라.
운암(雲巖)이 도오(道吾)에게 묻되 “대비보살이 그렇게 많은 손
과 눈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하니,
-그대가 그렇게 묻는 뜻이 무엇인가?
도오가 이르되 “어떤 사람이 밤에 손을 뻗다가 무심히 베개를
만지는 것 같으니라”하였다.
-한바탕의 신통이라 예사로운 짓과는 같지 않다.
운암이 이르되 “알았습니다”하니,
-아직은 밝음에 속지 말아야 한다.
도오가 이르되 “그대는 어떻게 알았는가?”하였다.
-과연 놓치지 않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