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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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5칙
설봉의 반두 소임[雪峰飯頭]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얼음은 물보다 차고 푸른빛은 쪽[藍]에서 나왔다.소견이 스
승보다 나아야 겨우 전해 받을 수 있으니 자식을 길러 아비에
게 미치지 못하면 가문은 한 세대 쇠퇴한다.일러 보라.아비의
기개를 빼앗을 자 그 누구더냐?
본칙 드노라.
설봉(雪峰)이 덕산(德山)에서 반두(飯頭)소임을 보았다.
-젊어서는 노력을 하지 않았고
어느 날 밥이 늦으니,덕산이 발우를 들고 법당으로 왔다.
-늙어서도 마음을 쉬지 못하는구나.
설봉이 이르되 “저 노장이 아직 종도 울리지 않고 북도 치지
않았는데 발우를 들고 어디를 가는가?”하니,
-어린애들에게 엄마를 꾸짖는 법을 가르쳤구먼!
덕산이 얼른 방장으로 돌아갔다.
-모두가 말없는 사이에서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