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9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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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129
청정한 보배눈과 공덕의 팔이여,
-앞과 뒤를 두리번거리고 동쪽을 들었다 서쪽을 들춘다.
온몸에 두루함이 어찌 온몸이 통째로 눈인 것만 하랴?
-설명을 더 할 수 없구나.
현재의 손과 눈으로도 완전한 기능을 드러내니
-도적질한 장물이 이미 드러났다.
큰 작용 가로 세로에 무엇을 숨길 소냐.
-가함도 불가함도 아니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천동이 이르되 “한 구멍이 텅 비어 뚫렸고 여덟 면이 영롱하
다”하였으니,마치 버들가지 핀 못가나 꽃핀 언덕에 따뜻한
햇빛,따사로운 바람이 가득하지만 봄은 어디에 있으며 어떤
몰골인가 하는 것과 같다.그러나 능히 사물에 응하고 때에 맞
추어 머무름도 없고 걸림도 없이 마치 중천에 뜬 달이 자유로
이 흘러가는 것 같으니 온몸 통째로이며,온몸 두루했음을 족
히 알겠다.
잠결에 손을 뒤로 뻗어 목침을 잡는 사람은 누구인가?꼭두
각시 무대 뒤에는 반드시 줄을 당기는 사람이 있다. 능엄경
에 이르되 “8만 4천 청정한 보배눈과 8만 4천 모다라(姥陁羅)
팔과 8만 4천 청정한 머리가 있다”하였는데 흥화의 타마절비
송(墮馬折臂頌)에 이르되 “대비보살이 천 개의 손을 가지고 있
다지만 대장부 뉘라서 가지지 않았으랴?”하였으니,일러 보라,
어느 것이 온몸 통째로인 눈인가?(스승께서 손으로 눈을 치면
서 이르되)“묘[猫]!”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