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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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159
운문이 이르되 “부채가 뛰어 33천에 올라가서 제석천왕의 콧구
멍을 쥐어질렀고
-중국말로 해주시오.
동해의 잉어를 한 방망이 때리니,빗줄기가 동이를 쏟는 것 같
았느니라.알겠는가,알겠는가?”하였다.
-그렇게 해설해서야 더욱 알아듣기 어렵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월주(越州)건봉(乾峰)선사에게 어떤 승이 묻되 “시방의 박가
범이 한 길로 드신 열반문이라 했는데 그 길이 어디에 있습니
까?”하였으니,이 물음은 본래 능엄경(楞嚴經) 제5권에 “이
아비달마(阿毘達磨:法)는 시방의 박가범께서 외길로 열반에
드신 문이다”한 데서 나온 것인데,그 길과 문호가 어디에 있
느냐고 물은 것이다.만일 경에 의해 이 뜻을 풀이한다면 여래
께서 직접 말씀하신 부분과 원통(圓通)을 설하신 제6권에서 문
수가 직접 가려낸 것이 있거니와 납자의 처지에서는 천동이 일
찍이 이르되 “시방에 벽[壁落]이 없고 본래부터 난간도 없으며
사면에는 문도 없으니,이것이 그대로 들어올 곳이다”하였다.
그러므로 건봉이 한 획을 긋고 이르되 “여기에 있느니라”하
였는데,모르는 이는 간혹 건봉이 그 승에게 길을 가르쳐 준
것이라 하거나 아니면 그 승에게 경계를 그어서 확정해 준 것
이지 결코 다른 유희가 아니라 하거니와 결코 그러한 도리가
아닐 것이다.
그대 듣지 못했는가?운문의 주해(注解)가 여덟 알의 쌀에 아
홉 조각의 겨를 밝혀내듯 분명한데 황룡 남(黃龍南)이 이르기
를 “건봉은 한번에 길을 가르쳐 주어 간곡히 초심자들을 위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