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0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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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데,운문은 그 변화를 틔워 줌으로써 후인들로 하여금 게으
르지 않게 했다”했거니와,만송은 이르노니 “조계의 파도가
이와 같다면 끝없는 평지 사람이 쓸어 묻혀 버리리라”하노라.
운문은 오랫동안 건봉․조산(曹山)․소산(踈山)에 있었으므로
그 승은 반드시 건봉의 능력[用處]을 알았을 것이다.그러므로
와서 물은 것이다.만일 도리어 건봉의 바늘과 실을 써서 물었
다면 이는 나귀 매는 말뚝[繫驢橛]일 것이요,별안간 목주(睦州)
의 가풍을 드러낸다 하여도 진시황의 도르래[秦時輅鑽]일 것이
다.다만 잔(盞)을 떨어뜨려 접시가 일곱 조각 난 것에 불과할
뿐이다.
그 승은 건봉의 뜻을 알지도 못했는데 운문이 달리 한 가닥
의 살길을 터 주노라 했으니,마치 기름을 뿌려서 불을 끄려는
것 같고,부채질을 해서 얼음을 녹이려는 것 같다.죽암(竹庵)
이 일찍부터 낌새를 채고 송하되 “건봉은 지적해 줄 필요가 없
었고/운문은 골동품이나 뒤지는 일을 않았어야 한다/그렇게
했더라면 자연히/동해의 잉어가 제석천왕의 콧구멍을 쥐어질
렀을 것이다”하였거니와,죽암을 다시 운문에게 견주건대 자
비가 지나쳐서 사람들의 분수에 넘어 알기 어렵게 했다고 하겠
다.천동이 싸늘한 눈길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약간 앞선 것만
은 못하니 그는 이렇게 송했다.
송고
손에 넣었으나 도리어 죽은 말을 고치는 의원[死馬醫]이 되었
고,
-벽력같은 솜씨로 이리나 호랑이 같은 약을 쓴다.
혼을 불러들이는 향[返魂香]으로사 그대를 위태로움에서 일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