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6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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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놓아버려라.
               공력이란 다하지 못하니,육손이[騈拇]가 되었고
               -끝내 분수 밖이라.

               지혜란 알기 어려우니,뉘우쳐도 소용이 없음[噬臍]을 깨닫도
            다.
               -우(禹)임금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물 흐르는 소리만이 서쪽을 향
            한다.

               옥토끼가 얼음 소반[氷盤]위에 늙은이 가을 이슬에 울고
               -연연하여 집착하면 감당치 못한다.

               추워 떠는 새는 옥나무[玉樹]에서 새벽바람에 깃들인다.
               -주저앉으면 옳지 못하다.
               앙산 큰스님께 문제를 들고 와서 진(眞)과 가(假)를 가리려 하
            니,

               -한 점도 속이지 못하리.
               티도 흠도 전혀 없이 귀중한 백규(白珪)일네.
               -행여 건드려 깨뜨릴라!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둘째 것[第二頭]에서 깨달음을 나누고 미혹을 깨뜨리며 밝음

                이 오고 어둠이 물러가며 지혜가 일어나고 번뇌가 사라지거니
                와 이 모두가 도중의 일이다. 주역약례(周易略例) 에 이르되
                “옥로를 만드는 뜻은 토끼를 얻으려는 데 있으니 토끼를 얻었
                으면 옥로를 잊어야 하고,통발을 만드는 뜻은 고기를 얻으려
                는 데 있으니 고기를 얻고는 통발을 버려야 한다.그렇다면 말
                [言]이란 형상[象]의 옥로요,형상이란 뜻[意]의 통발인데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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