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P. 168

168


                가 이르되 “물 맑고 달 둥글 때 도인은 수심에 잠긴다”하였
                고,“얼음 소반”,“가을 이슬에 운다”함은 집착하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대황경(大荒經) 에,“곤륜산(崑崙山)위에 낭
                간옥수(琅玕玉樹)라는 나무가 있는데 열매를 맺으면 구슬 같으
                나 작다”하였다. 현중명(玄中銘) 에 “신령한 나무가 끝없이
                우거졌어도 봉황은 의지하지 않고,학과 함께 머무르지도 않는

                다”하였으니 모두가 연정에 집착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이다.
                새는 춥고 처절하더라도 뿌리나 지엽에 떨어지지 않으려 한다.
                   시경(詩經)  억편(抑篇)에는 “백규의 티는 오히려 갈 수 있

                다”하였는데,옥 속에 있는 병을 티라 하니 바탕이 깨진 것이
                요,겉에 있는 병을 흠이라 하니 색깔이 더러워졌음을 이르는
                말이다.이는 앙산이 진귀한 백규와 같이 티가 없어서 둘째 것
                에 떨어지지 않았음을 송한 것이니,어떤 것이 첫째 것인가?
                크게 깨달은 뒤에야 바야흐로 옳지 못한 줄을 알 수 있을 것이

                다.
   163   164   165   166   167   168   169   170   171   172   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