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8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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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지니 매의 눈길이 빨라지고
쓰레기더미를 헤쳐 경을 끌어낸다.
-눈이 녹으니 말굽 자국이 얕아진다.
현전에 이루어진 가풍의 법이여,
-모자라지도 않고 남지도 않는다.
누가 가문을 세우겠는가?
-모두가 그 속에서 흘러나왔다.
달이 배를 좇아 움직이니 강줄기 맑았고
-많고 적음에 걸림이 없고 가고 머무름에 자유자재하다.
봄기운이 풀을 따르니 불탔던 흔적 푸르러지네.
-풀*끝에서 협산(夾山)을 알아차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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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시함인가,무시하지 않음인가?
-움직였다 하면 반드시 양(兩)끝으로 달리는구나.
간곡한 말씀 자세히 들어라.
-일에는 섬세함이 무방하거니
세 가닥 오솔길이 거칠어지면 돌아가면 될 것이니
-언덕을 내려갈 땐 달리지 못하나니
지난날의 솔과 국화는 여전히 향기로워라.
-쾌속한 인편은 만나기 어렵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원각경(圓覺經) 서문에 이르되 “마음이 본래 부처로되 망
념이 일어나므로 떴다 잠겼다 하는 것이 사실상 언덕이 움직이
*협산스님이 대중에게 말씀하셨다.“시끄러운 저자거리에서 천자를 알아보고 온갖
풀 끝에서 이 노승(來山)을 알아차려야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