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2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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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
               백 발을 쏘아 백 번 맞추니,화살마다 헛되지 않고,
               -상대를 겨냥함에 기준이 있다.

               뭇 경개를 거두니,광채와 광채가 걸림이 없다.
               -홀로 빛나서 삿됨이 없다.
               언구(言句)의 총지(總持)를 얻었고,
               -말을 내뱉으면 문장을 이룬다.

               오가는 동작의 삼매에 머물렀다.
               -일거 일동이 박자에 맞는다.

               그 사이가 묘함이여,편(偏)과 원(圓)이 엇바뀌고
               -구슬이 소반 위를 달리는 것 같다.
               반드시 이렇게 되어야 함이여,가로와 세로에 자재하다.
               -바른 영이 시행되는 시기를 살피라.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활이 활시위에 걸렸으니,쏘지 않을 수 없다고 한 것은,운문
                이 물은 기봉(機鋒)이 예리해서 범접할 수 없음을 송한 것이요,
                그물의 구슬이 마주 대했다는 것은 건봉이 대답한 곳이 손과
                주인이 뒤섞여 물음이 대답 속에 있고 대답이 물음 속에 있음
                을 송한 것이다.
                  백 번 쏘아 백 번 맞춘다 한 것은 운문이 이르되 “제가 늦었
                습니다”한 것을 송한 것이니,지각(智覺)이 이르되 “어떤 사람
                이 땅을 향해 활을 쏘면 맞지 않을 리가 없다”고 한 것과 같
                다.

                  빛이 얼기설기 얽히었다 함은 사사무애의 도리이니,이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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