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7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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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57
-달 속의 계수나무를 베어 넘기면 맑은 광채가 더욱 많으리라.
그는 눈앞의 법이 아닌지라 귀와 눈이 미칠 바 아니니,
-달이 지면 와서 만나리.
어느 구절이 손[賓]이며,어느 구절이 주인[主]인가?
-결코 이야기를 두 토막으로 내지 마라.
만일 가려낸다면 발우와 걸망을 전해 주리라”하니,
-몽둥이를 들고 개를 부르네…….
언종이 이르되 “알지 못하겠습니다”하였다.
-진짜 전해 주어야 되겠군!
낙포가 이르되 “그대가 꼭 알아야 한다”하니,
-아홉 길 산을 쌓으려 하면서…….
언종이 이르되 “실로 알지 못합니다”하였다.
-한 삼태기의 흙도 보태지 않는구나.
낙포가 할을 하면서 이르되 “괴롭구나!괴롭구나!”하니,
-한 배에 탄 사람을 몽땅 속이는구나!
어떤 승이 묻되 “화상의 높으신 뜻은 어떠하십니까?”하였다.
-불을 잃은 자리에서 숯토막을 얻는다.
이에 낙포가 이르되 “자네의 배는 아직 맑은 파도 위에 뜨지도
않았는데 검협(劍峽)에서는 공연히 나무거위[木鵝:신호]를 날리느
라 헛수고만 했구나”하였다.
-솜씨를 자랑하다가 도리어 졸작이 되었구나.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낙포가 임종할 때에 노파심이 지나치게 간절하기에 수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