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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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이 다시 묻되 “어떤 것이 본래의 몸인 노사나입니까?”하니,
-어디를 오락가락하는가?
국사께서 이르되 “옛 부처님은 과거 오래 전의 분이니라”하였
다.
-여기서 별로 멀지 않을 터인데…….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석상(石霜)이 도오(道吾)에게 묻되 “어떤 것이 눈에 뜨이는
모두가 보리인 도리입니까?”하니,도오가 사미를 불렀다.사미
가 “예”하고 대답을 하니,도오가 이르되 “물병에 물을 좀 채
워다 다오”하였다.그리고 조금 있다가 문득 석상에게 묻되
“조금 전에 무엇을 물었었지?”하니,석상이 입을 열려고 망설
이거늘 도오가 문득 방장으로 돌아가매,석상은 비로소 깨달음
을 얻었다.이때 도오는 먼저는 말로는 통하지 않는 말[隔身句]
* 2)
1)을 썼고 나중에는 두려워서 달리는 시늉[抛身句]*을 썼는데
만일 칼끝에 상하거나 손길을 범하지 않았다면 석상은 깨달음
을 얻었을 것이나,국사께서는 자비가 깊으셔서 풀밭을 헤매는
말씀[落草之談]을 내리셨으니,이는 단지 은혜를 아는 이가 적
을 뿐이다.그러므로 천동이 꽃을 따고[落草]물을 긷는 심정을
다한 것이다.
송고
새는 공중으로 다니고
*법신을 가리는 구절(말).
*훌륭한 덕을 가진 이가 난세를 만나 초야에 들어가 초적이 되어 산다는 뜻.불문
에서는 자기의 수준을 낮추어 상대방에 맞도록 베풀어주는 자비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