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P. 58
58
마음을 다해 털어놓았거늘 도리어 때가 아니라 꾸짖었고,언종
상좌는 입술가죽을 놀리지도 않았거늘 그는 알아야 됨이 합당
하다고 허락함으로써 두세 번 달을 건지는 시늉을 했으나,아
깝게도 극빈유나(克賓維那)가 벌전으로 국밥값을 달게 낸 일과
삼성(三聖)이 눈먼 나귀이기 때문에 정법을 멸한다 한 일들을
한결같이 묻어 버렸도다.
현각이 이르되 “일러 보라.언종상좌는 실제로 알지 못했는
가,아니면 발우와 걸망을 차지하는 것이 두려워서였는가?”하
였다.그러므로 전등서적[燈錄]에는 언종을 법제자의 반열에 수
록하고 있다.
낙포가 일찍이 대중에게 보이되 “이론 밖에서 종취를 바로
밝힐지언정 말 구절 안에서 법칙을 찾지 마라”하니,어떤 승
이 묻되 “부사의(不思議)한 경지를 행함이 어떠합니까?”하였
다.이때 낙포가 대답하되 “푸른 산은 항상 움직이고 있는데
밝은 해는 자취[輪]를 옮기지 않는다”하였으니,이것으로 징험
하건대 수좌와 언종상좌는 분명해서 볼 수 있거니와 낙포의 분
상에도 뒤를 거두어줄 사람이 있겠는가?백 년 뒤에 도리어 천
동이 있었다.
송고
구름으로 먹이 삼고 달로 낚시 삼아 청진(淸津)에서 낚싯줄을
드리우니
-사람을 놀라게 하는 파도에 뛰어들지 않으면 마음에 맞는 고기를 만날
수 없도다.
나이 늙고,마음 외로워 금비늘을 얻지 못했네.
-조급히 생각해서 무엇 하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