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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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63
-척척 들어맞는구나!
고기는 물에 있으니,
-왼쪽인가,오른쪽인가?
강과 호수를 잊었고
-이쪽인가,저쪽인가.
구름과 하늘에선 뜻을 얻었다.
-가함도 불가함도 없다.
실 한 올만치 마음에 망설이면
-다만 이 산 속에 있으련만…….
얼굴을 대하고서도 천 리가 되니,
-구름이 깊어서 자리를 모른다.
은혜를 알아 은혜를 갚는 이여,
-기억해 둘 일이다.
인간 세상에 몇이나 될런고?
-외아들만이 직접 받겠지…….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새가 허공을 다니고 고기가 물에 있다 하니,몸을 맡긴 곳이
편안할수록 그 삶이 더욱 쾌적할 것이다.
장자(莊子)에 이르되 “샘이 마르니,고기들이 바닥에 모여
서 습기로 서로 쏘여 주고 거품으로 서로 적셔 주었지만 강과
바다에서 서로 잊고 사는 것만은 못하다”하였다.
백조(白兆)통혜 규(通慧珪)선사가 이르되 “비유컨대 허공을
나는 새는 허공이 자기의 집인 줄 알지 못하고,물속에서 노는
고기는 물이 자기 목숨의 근원임을 잊는다”하였고,규봉(圭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