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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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67
스스로 편안하다.만일 마음으로 짝을 삼으면 옴죽하자마자 마
음에게 속으리라”하였으니,짝한다면 망심(妄心)과 짝하는 것
이요,없다면 망심도 없다.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셔서 사람의
마음을 곧바로 가리켜서 성품을 보고 성불케 하셨거늘,어찌
보주(普州:보주 사람들은 도둑질을 잘했다)사람들로 하여금
도적떼를 쫓으러 보내고,종놈을 서방님으로 잘못 알게 하려
했겠는가?나산이 물은 경지는 진(眞)에 미혹하여 망(妄)에 집
착한 것이요,암두가 “돌”을 한 경지는 망에 나아가고 진에 나
아간 것이거니와 만송의 생각으로는 돌하고 꾸짖은 뒤에 문득
쉬었더라면 진과 망의 경지에서 위로 향할 길이 있었으리라 한
다.
능엄경(楞嚴經)에서 아난이 말하되 “여래께서 지금 마음
있는 곳을 물으시거니와 제가 마음으로써 추궁하고 찾아보건
대 추궁하는 놈이 저의 마음이라 여기나이다”하니,부처님께
서 이르시되 “돌(애달프다)!이는 너의 마음이 아니니라”하신
다.아난이 깜짝 놀라 자리를 피하고 합장하고 일어나서 부처
님께 사뢰되 “이것이 저의 마음이 아니면 무엇이라 이름하오리
까?”하니,부처님께서 아난에게 이르시되 “이것은 눈앞의 경
계를 허망하게 생각해 내어 너의 참 성품을 미혹케 하는 것이
다.네가 끝없는 예로부터 금생에 이르기까지 도적을 잘못 알
아 자식으로 여겼기에 너의 원래 항상함을 잃었느니라.그러므
로 윤회를 받느니라”하셨으니,이 할은 금강왕보검과 같은 것
이요,암두의 할은 사자가 땅에 버티고 앉은 것 같아서 완전한
위엄과 큰 작용으로 속이지 않는 힘이 있다.
방(龐)거사가 이르되 “한 무리의 여섯 도적이 날 적마다 사
람을 홀딱 속인다.나는 이제 너를 아노니,너와 더불어 이웃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