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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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71


               승이 다시 이르되 “홀연히 머리를 내미는 자를 만날 때엔 어떠
            합니까?하니,
               -그대 쓸개가 터질 것을 장담하노라.

               흥양이 이르되 “새매가 비둘기를 덮치듯 하리라.그대 보지 못
            했는가?어루(御樓)*앞에서 증명시키고야 비로소 참됨을 아느니
                              3)
            라”하였다.

               -좋은 권고를 듣지 않는구나!
               승이 다시 이르되 “그렇다면 두 손을 가슴에 모으고 세 걸음

            물러서야 되겠습니다”하니,
               -다시 두 번째 방망이를 기다리는군!
               흥양이 이르되 “수미좌(須彌座)밑의 검은 거북[烏龜子]에게 거
            듭 이마에 흔적이 나기를 기다리지 마라 하라”하였다.

               -두 번 죄를 범하면 용서치 않는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영주(郢州)흥양산(興陽山)청부(淸剖)선사는 대양 명안(大陽
                明安)의 법을 이었는데 명안 회하의 15명이 모두 스승보다 먼
                저 입적하였다.나중에 부산 원감(浮山圓鑑)으로 인하여 투자
                의청(投子義靑)화상을 얻으니 흥양은 15인 중의 한 사람이며,
                투자의 사형이다.
                  그 승이 물은 경지는 마치 의도 뇌도차(牢度差)와 사리불이

                급고독원(給孤獨園)을 창건할 때에 겨루던 것과 같으니,뇌도
                차가 사나운 용으로 나타나서 사리불을 상하려 할 때,사리불
                은 묘시조로 나타나서 움켜잡고 뜯어먹어 버렸다.용은 비늘

            *오등회원(五燈會元)14권에는 ‘촉루(髑髏)’로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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