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P. 72

72


                가진 무리에서 으뜸이지만 묘시조가 용만을 밥으로 삼는 데야
                어찌하랴?사갈(娑竭)은 범어이니,번역하면 바다[海]가 된다.
                  조(趙)의 혜문왕(惠文王)과 효성왕(孝成王)의 재상이었던 평원
                군 조승(趙勝)이 집에다 이층 누각을 지었는데,민가를 굽어보
                게 되었다.민가에 앉은뱅이가 있었는데 미인이 내려다보고 비
                웃었다.앉은뱅이가 미인의 목을 베어 달라고 청하니 평원군은

                대답만 하고 시행치 않으매,식객이 반쯤 떠나 버렸다.평원군
                이 죄인의 머리를 베어 대신하였으나 식객들은 굳이 사양하고
                모이지 않았다.마침내 미인의 목을 베어 어루 앞에다 달아서
                진실임을 징험시키니,돌 만에 식객이 모두 모였다.
                  이 동상(洞上)의 가풍은 봉과 할을 직접 행사하는 것을 귀히
                여기지 않고 곁에서 온 이를 빌려 소식 통하기를 요하니,그
                승에게는 죄를 무겁게 매기지 않음으로써 바야흐로 돌아설[廻
                互]수가 있었던 것이다.알겠는가?너그러운 형벌[蒲鞭]로 부

                끄러움을 가르치니 더욱 범하기 어려워했고,땅에 금을 그어
                감옥을 삼으니 차마 속이지 못했다.관법(官法)은 화로와 같은
                데 백성의 마음은 쇠와 같으니,천동은 이로부터 망치를 들었
                다.



               송고
               실올이 내려오니
               -왕명을 들으라.
               호령이 나뉜다.

               -어김이 있는 자는 벤다.
               나라 안에는 천자요,

               -일만 나라에 군림한다.
   67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