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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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규봉(圭峰)이 이 단원을 과목치기를 “마음을 잊고 활짝 증득
함[忘心頓證]이라”하고,또 “마음을 잊고 깨달음에 듦[忘心入
覺]이라”고도 하였다.
만송이 네 개의 아니 불(不)자를 더했으니,이르되 “일어나지
않음,멸하지 않음,알지 못함,분별하지 않음”이다.이 32자를
제방에서는 병이 된다 하거니와 여기서는 약이 된다.제방에서
병이 된다고 하는 내용은 망념을 일으키지 않는다 하니,어찌
싹을 볶고 씨를 썩인 것이 아니겠는가 함이다.망심을 멸하지
않는다 하니,어찌 병을 길러 죽음을 부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함이다.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하니,어찌 잠시 있지 않는 것이
마치 송장 같아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함이다.진실이라고 여기
지도 않는다 하니,이 어찌 불성을 속이고 진여를 가두는 짓이
아니겠는가 함이다.
그렇다면 일러 보라.어떤 것이 네 가지 약인가?모름지기
천동이라야 배합해 낼 것이니,다음과 같이 송했다.
송고
우뚝우뚝하고 당당하며
-다시 추궁하거든 모름지기 공자의 이름을 대라.
태연하고도 자약하다.
-하늘을 찌르는 콧구멍이라.
시끄러운 곳에서는 머리가 어지럽고
-침대가 좁으면 먼저 누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