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P. 80

80


               공부는 끝났다”하였다.
               -차 한 잔 주어야 되겠군!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정주(鼎州)덕산(德山)산문의 제9세인 원명대사의 휘는 연밀
                (緣密)이니,운문의 문도 가운데서 이 스님의 문도가 가장 번성
                하였다.선사께서 3구(三句)의 법문을 창설하셨으니,함개건곤
                (函盖乾坤:천지가 함과 뚜껑같이 맞는다)과 절단중류(截斷衆

                流:뭇 흐름을 딱 멈추게 한다)와 수파축랑(隨波逐浪:파도를
                따르고 물결을 쫓는다)인데,요즘 전하기로는 운문의 삼구라
                하니,아마도 자세히 점검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어느 날,대중에게 보이되 “끝날 무렵이 되면 3세의 부처님
                들도 입을 벽에다 걸어야 될 것이다”하였으니,이는 장광설상
                (長廣舌相)으로도 미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오직 한 사람만이 깔깔대고 크게 웃는다”하였으니,일러

                보라.어떤 사람이며,무엇 때문에 웃었다는 것인가?“만일 이
                사람을 알아낸다면 참선공부가 끝났다”하였으니,그것이 진정
                이라면 다시 딴 일이 남은 것이다.투자 청(投子靑)화상이 염
                (拈)하고 이르되 “초(楚)나라 하늘의 달은 모두 갈무리했다 했
                으나 여전히 한(漢)땅의 별은 남았다”하였거니와,만송은 이
                르노니 “수레는 떠나 버렸는데 무슨 기름항아리가 필요하겠는
                가?”하노라.이는 장대 끝에서 걸음을 내딛을 줄 아는 자와 더
                불어서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경지이니,보봉 조(寶峰照)화

                상이 이르되 “마치 완전히 죽었던 사람이 다시 죽는 것같이 되
                어야 한다”하였느니라.어떤 승이 이르되 “죽음 가운데서 다
                시 살아난 것이 아닙니까?”하니,내가 이르되 “그대는 우선 죽
   75   76   77   78   79   80   81   82   83   84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