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1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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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81
기나 하고 살아나지 마라.그대는 다만 밥을 먹은 뒤에 급히
가서 똥오줌을 싸야 하는데 아직 밥도 먹지 않았거늘 똥싸는
일을 물어서 무엇 하리오?”하였으니,이는 크게 쉬고 크게 멈
추어 스스로 증득하는 경지에 친히 이르기를 귀히 여겨서이다.
한 길[大]을 이야기하더라도 한 자를 행한 것만 못하거니와
행하려 해도 행할 수 없는 곳은 어찌해야 하는가?천동의 말씀
을 들어보라.
송고
거두노니[收]
-어디다 손을 댈꼬?
멱살을 움켜잡는다.
-바로 이때 몸을 살짝 돌리면서 숨을 돌려야 한다.
바람이 문지르고 구름이 닦으니,
-가느다란 먼지까지도 반드시 털어야 한다.
물은 차디차고 하늘은 맑다.
-한 덩어리가 되었군!
비단비늘[錦鱗]이 맛이 없다고 말하지 마라.
-비린내는 없지 않은데…….
푸른 물결 다 낚으니 초생달 하나 걸리더라.
-푸른 물살 건드리지 않더니,뜻이 딴 곳에 있었구나!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원명이 대중에게 보인 것에 천동이 거둘 수(收)자를 쓸 필요
가 없으니,원명까지를 베주머니에다 쓸어 넣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