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5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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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85


                위(五位)가 모두 그 가운데 있느니라”하였다.진여 방(眞如方)
                선사가 이 화두를 깨닫고 곧장 방장에 들어가서 낭야 광조 혜
                각(瑯琊廣照慧覺)선사를 뵈니,광조가 묻되 “그대는 어떻게 이
                해하는가?”하였다.진여가 이르되 “밤새도록 잠자리가 따뜻했
                는데,한 번 깨고 보니 먼동이 텄습니다”하매,광조가 옳다고
                여겼다.진여가 이 화두를 깨친 과정이 가장 좋았으며 천동이

                이 화두를 송한 것 또한 밉지 않다.천동의 송은 이렇다.


               송고
               언덕 같은 눈썹에는 흰 눈이 걸쳤고

               -소금을 밥만치나 많이 먹었군!
               강 같은 눈동자에는 가을 기운이 서렸다.
               -한 점도 속이기 어렵다.

               입 같은 바다 어귀에는 격랑이 일고
               -말이 있으면 종지는 아니요.
               혀 같은 당도리는 물위를 가로지른다.

               -말이 없으면 범부도 성인도 끊어진다.
               난리를 평정시키는 솜씨요,
               -그래 봐야 잣나무요.

               태평을 이룩하는 계교로다.
               -그래 봤자 잣나무다.
               늙은 조주,늙은 조주여!
               -어찌하여 대꾸가 없는가?

               총림을 교란시키기를 끝내 쉬지 않는구나.
               -천동은 둘째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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