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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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99
보배거울이 맑고 밝으니,바름과 치우침을 징험하고
-일이 궁할 때에 쓰는 요법이요,
옥 틀이 구르면서 방향을 바꾸니 겸해서 이름을 본다.
-밝음 가운데 어둠이 엇바뀐다.
문풍이 크게 떨침이여,법도[規步]가 면면히 이어지고
-서천의 영이 엄하다.
부자가 변화․능통함이여,명성과 빛이 끝이 없도다.
-스승보다 나아야 겨우 가문을 이어 간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동산이 조산(曹山)에게 부촉하되 “내가 운암선사(雲岩先師)에
게 친히 보배거울삼매[寶鏡三昧]를 인가받았는데 사리의 극치
에 이르는 확적하고 요긴한 법이었다.이제 그대에게 전하노니,
그대는 잘 보호해서 지니라”하였다.보배거울이 맑고 밝아서
바름과 치우침을 징험해 내니,그 어찌 닭이 시골집에서 울고
학이 구름과 소나무 사이에서 늙는 바름과 치우침의 징험이 아
니겠는가?거울은 비록 밝으나 뒷면이 있거니와 옥으로 만든
베틀만은 돌면서 방향을 바꾸어 서로서로 얽으니,쌍으로 밝고
쌍으로 어두워 겸해 이르는 방법이다.
주역 계사에 이르되 “도는 궁하면 변하고,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 간다”하였으니,동산 부자의 법도가 지금까지 문
풍을 크게 떨치는 까닭은 근원이 깊고 흐름이 긴 결과일 것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