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6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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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움직여 구름이여,까마귀[金烏]날고 토끼[玉兎]달리도다.
               -조화를 주재하도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붉은 실[紅絲]도 맥도 끊어졌고,병도 약도 모두 없어졌다.
                약을 먹으려니 입을 잊은 지 오래되었고,진맥을 하자니 손을
                잊은 지 오래되었다.이른바 뚫지도 쑤시지도 못하는 병은 화
                타(華陀)도 손을 들었고 편작(扁鵲)도 눈썹을 찡그린다.있다고

                하자니 온몸이 그림자가 없고,없다고 하자니 온 세계에 두루
                해서 감출 곳이 없다.
                  제조(齊朝)때,담란(曇鸞)법사가 선경(仙經)10권을 얻었는데
                나중에 보리유지(菩提流支)삼장을 만나 묻되 “불법에도 이 땅
                의 선방(仙方)보다 우수한 장생불사 법이 있는가?”하니,삼장
                이 땅에다 침을 뱉고는 대답하되 “이 땅에 어찌 장생하는 법이
                있겠는가?설사 수명을 늘릴 수 있다 하여도 보(報)가 다하면

                다시 떨어진다”하였다.그리고는 품에서  무량수경 과  16관
                경 을 꺼내 주니,담란이 받아 보고는 이르되 “이 큰 선방은
                항상 해탈을 얻어 영원히 생사에서 벗어나게 한다”하였다.
                   능엄경 에는 열 가지 신선이 보(報)가 다하면 다시 와서 여
                러 갈래에 들어간다 하였고,노자는 이르되 “죽어서 없어지지
                않는 자는 장수한다”하였다.소동파가 불인(佛印)선사에게 바
                치는 시에 이르되 “오래 사는 법을 배울 겨를이 없으니/우선
                오래도록 죽지 않는 법을 배우라”하였다.“완전히 위음왕불

                이전으로 뛰어났다”함은 하늘보다 먼저여서 이미 이루어졌다
                는 것이요,“홀로 공겁의 뒤까지 걷는다”함은 하늘보다 뒤여
                서 이미 무너졌으되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이다.“평정을 이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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