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8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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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4칙
구지의 한 손가락[俱胝一指]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하나를 들으면 천을 깨닫고 하나를 풀면 천이 따른다.상등
의 선비[上士]는 하나를 결단하면 일체를 결단하고,중등과 하
등은 많이 들어도 대부분 믿지 않나니 꼭 맞게 해당하는 경지
를 드러내 보라.
본칙 드노라.
구지(俱胝)화상은 물어 오는 이를 만나면 언제나 다만 손가락
하나를 세웠다.
-그 숱한 헛수고를 해서 무엇 하자는 것인가?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무주(婺州)금화산(金華山)구지선사는 일찍이 천태산에다 암
자를 짓고 살았는데 어느 날 실제(實際)라는 비구니가 와서 삿
갓을 쓰고 석장을 든 채 선사를 세 바퀴 돌고는 이르되 “바로
대답하시면 삿갓을 벗겠습니다”하였다.이렇게 세 번 물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