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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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125
제 85칙
국사의 탑 모양[國師塔樣]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허공을 쳐부수는 망치도 있고 화악(華嶽)을 때려내는 솜씨도
있어야 비로소 원래 꿰맨 자국이 없는 곳과 티의 흔적도 보이
지 않는 곳에 이르리니,누가 과연 그런 사람인고?
본칙 드노라.
숙종(肅宗)황제가 충(忠)국사에게 묻되 “입적[百年]하신 뒤에 필
요하신 것이 무엇입니까?”하니,
-지금도 필요치 않다.
국사가 이르되 “노승을 위하여 무봉탑(無縫塔)을 만들어 주소
서”하였다.
-어디다 손을 대야 하나?
황제가 이르되 “스님께서 탑의 모양(본)을 보여주소서”하니,
-초를 잡을 수도 없고 그림으로도 그릴 수 없다.
국사가 양구(良久)했다가 이르되 “알겠는가?”하였다.
-거기는 알 수 없는 것이니,알지 못했거든 딴 데서 구하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