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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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제가 이르되 “모르겠습니다”하니,
               -아차,조금 빗나갔다.
               국사가 이르되 “나에게 법을 받은 제자 탐원(眈源)이 있는데 그

            가 도리어 이 일을 압니다”하였다.
               -조상이 똑똑치 못해서 재앙이 자손에게 미친다.
               나중에 황제가 탐원을 불러 묻되 “그 뜻이 무엇인가?”하니,

               -작가인 군왕인지라 유촉을 잊지 않았군!
               탐원이 이르되 “소상강[相]의 남쪽이요,동정호[譚]의 북쪽이니
               -하늘은 높고 땅은 두터우며,해는 왼쪽이요 달은 오른쪽이라.

               그 안에 황금이 온 나라에 꽉 찼도다.
               -허공까지도 꽉 채웠다.
               그림자 없는 나무 밑에서 다 같이 배에 오르니

               -밀밀한 황금의 칼은 쪼개도 열리지 않는다.
               유리궁전[琉璃殿]위엔 아는 이가 없더라”하였다.
               -적적히 드리운 발[簾]에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서경(西京)광택사(光宅寺)혜충(慧忠)국사는 심인(心印)을 전
                해 받은 뒤 남양(南陽)백애산(白崖山)당자곡(黨子谷)에 머무르
                기 40여 년,산문을 나서지 않음으로써 도행(道行)이 황제[帝里]

                에까지 알려졌다.
                  당 숙종(肅宗)상원(上元)2년(761)에 중사(中使)손조진(孫朝
                進)에게 조서를 보내 서울에 나오도록 청하여 스승의 예로써
                예우하여 천복사(千福寺)서선원(西禪院)에 살게 하였다.대종
                (大宗)이 즉위하자 다시 맞이하여 광택사(光宅寺)에 살게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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