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5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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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185


               -올 때에는 말이 없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석두(石頭)화상이 이르되 “암자 속의 죽지 않은 사람을 알고
                자 한다면 어찌 지금의 가죽주머니를 여의리오”하였는데,천
                동은 도리어 이르되 “저 가죽주머니를 벗어나라”했다.동산과
                천동은 모두가 석두의 법손인데 이렇게 서로 어긋나니 어떻게
                화회(和會)하겠는가?임제도 이르기를 “붉은 육단(肉團)위에 지
                위 없는 참사람[無位眞人]이 있다”하였는데,천동은 도리어 이
                르되 “붉은 육단을 벗어버리라”하였으니,그대 일러 보라.지

                위 없는 참사람이 어디에서 안신입명(安身立命)하고 있다고 여
                기는가?
                  불일(佛日)화상이 이르되 “내가 오기 전에 연경(燕京)사람들
                의 코가 바르지 못했는데 내가 우정 와서 바로잡았다”하였는
                데,만송은 이르노니 “불일의 콧구멍이 연경 사람들의 손아귀
                에 들어갔다”하노라.

                  어떤 승이 향엄(香嚴)에게 묻되 “어떤 것이 도입니까?”하니,
                향엄이 이르되 “마른나무 속에서 용이 읊조리는 것이니라”하
                였다.승이 다시 묻되 “제가 모르겠습니다”하니,향엄이 이르
                되 “해골바가지 속에 눈동자가 있느니라”하였다.나중에 어떤
                승이 석상(石霜)에게 묻되 “어떤 것이 마른나무 속에서 용이 읊
                조리는 것입니까?”하니,석상이 이르되 “아직은 기쁨의 티가
                남았느니라”하였다.승이 다시 묻되 “어떤 것이 해골바가지
                속의 눈동자입니까?”하니,석상이 이르되 “아직도 알음알이
                [識]의 티가 남았느니라”하였다.또 어떤 승이 조산(曹山)에게

                물으니,조산이 게송으로 대답하되 “마른나무에서 용이 읊조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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