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9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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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189


               임제가 주장자로 한 획을 긋고는 이르되 “이것도 샀느냐?”하
            니,
               -왜 이리 급하실꼬?

               원주가 문득 할을 하매
               -두꺼비의 외침이구나!
               임제가 문득 때렸다.

               -손에 몽둥이를 숨겼구나!
               다음에 전좌(典座)가 오매 앞의 일을 이야기하니
               -자랑을 그만두지!

               전좌가 이르되 “원주는 화상의 뜻을 모릅니다”하였다.
               -입이 재앙의 문이거늘!
               임제가 이르되 “그러면 그대는 어떠한고?”하니,

               -몸의 꼭대기까지 올라왔도다.
               전좌가 문득 절을 하매
               -더욱 꼴불견이 되는구나!

               임제가 또 때렸다.
               -손놀림이 빠르구나.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본록(本錄)에는 전좌가 없고,공양주(供養主)에게 묻되 “어디
                서 왔는가?”하니,공양주가 대답하되 “고을에 가서 황미를 사
                가지고 왔습니다”하였다.임제가 이르되 “살 것을 다 샀는가?”
                하니,공양주가 이르되 “다 샀습니다”하였다.임제가 주장자로
                한 획을 긋고 이르되 “이것도 다 샀는가”하니,공양주는 문득

                절을 하매 임제가 이르되 “그래도 좀 모자란다”하였다고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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