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1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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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191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임제가 때로는 사람은 빼앗고 경계는 빼앗지 않고 때로는
                사람과 경계를 모두 빼앗았는데,만일 거기에 해당하는 사람을
                만나면 문득 온몸으로 작용했으니,이것이 임제의 격조가 높다

                는 것이다.손 위에서 나오면 손 위에서 치고,눈 위로 나오면
                눈 위에서 치고 4방 8면에서 오면 돌개바람으로 친다는 것이
                다.
                  이루(离婁)는 황제(黃帝)때 사람이니 백 리 밖의 가을 털끝
                을 볼 수 있었다.임제는 방망이 끝에 눈이 있어 밝기가 일월
                같아 반점의 가림도 용납하지 않았으니,이는 여우나 토끼의
                자취를 쓸어버릴 뿐 아니라 도리어 능히 고기를 용으로 변화시
                킨다.고기가 우문(禹門)의 세 단계를 뛰어오를 때 우레와 번개
                가 치면 꼬리가 타서 용이 되니 방망이와 할의 날쌤이 이와 같

                다는 것이다.
                  우리의 몸에서 떠나지 않는 일곱 가지가 있는데 사람을 죽
                이는 검과 사람을 살리는 칼이 들어 있다.부산(浮山)원감(圓
                鑑)원록공(遠錄公)이 열여섯 가지 제목을 내어 투자 의청(投子
                義靑)으로 하여금 송하게 하였는데,거기에도 사람을 죽이는
                칼과 사람을 살리는 검이 이야기되고 있다.설두가 파릉(巴陵)

                의 취모검(吹毛劒)을 송하는데 “평정코자 하되 평정하지 못하
                니/솜씨 좋은 이는 졸렬한 것같이 보인다/혹은 손가락에서 혹
                은 손바닥에서/하늘에 기대어 눈발을 비추도다”하였고,송옥
                (宋玉)의 대언부(大言賦)에 이르되 “모난 땅을 여(輿)라 하고 둥
                근 하늘을 개(蓋)라 한다.굽어진 활은 부상(榑桑)을 향해 쏘고
                긴 검은 하늘 밖에 기대 있다”하였는데,어떤 승이 묻되 “어
                떤 것이 취모검입니까?”하니,임제가 대답하되 “위험하다,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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