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1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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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201
-기회[便]를 틈타 세도가를 만나는구나.
광제가 두 손으로 복두건 꼬리를 끌어당겨 보이매,
-다행히 그럴 사람을 만났구나!
흥화가 이르되 “군왕의 보배를 누가 감히 흥정하겠습니까?”하
였다.
-양쪽이 서로 만족하니 별달리 불평이 없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위부(魏府)의 흥화 존장(興化存獎)선사는 처음 임제에게 의지
했으나 임제가 입적하매 삼성(三聖)의 회상에서 수좌(首座)의
소임을 맡았다.나중에 대각(大覺)을 본 뒤 개당하고 염향(拈香)
하면서 이르되 “이 한 개비 향의 본분(本分)을 삼성 사형에게
드리자니 삼성은 나에게 지나치게 인색했고,본분을 대각 사형
에게 드리자니 대각은 나에게 지나치게 헤펐으니 스승 임제에
게 공양하는 것만 못하다”하였다.
어떤 승이 묻되 “4방과 8면에서 올 때엔 어찌합니까?”하니,
흥화가 대답하되 “중간의 것을 치느니라”하였다.승이 절을
하니,흥화가 이르되 “대중아,흥화가 어제 동네의 재에 갔는데
도중에서 폭풍과 폭우를 만나 신묘(神廟)속으로 들어가서 피
했느니라”하였다.
나중에 당의 장종(莊宗)이 하북(河北)지방으로 행차한 일이
있었는데 어떤 승이 묻되 “왕의 노정에 한계가 있을 때가 어떠
합니까?”하니,흥화가 이르되 “날마다 5백의 수레를 달리느니
라”하였다.위부의 행궁(行宮)으로 돌아와서 흥화를 불러 자리
와 차를 권한 뒤에 묻되 “짐이 중원을 얻을 때 하나의 보배를
얻었는데 아무도 값을 매기는 사람이 없소”하니,흥화가 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