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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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31
하였는데,그렇게 말한 도오는 알고 있었던가?”하였거니와,만
송은 이르노니 “운암은 동산(洞山)의 스승이며 한 파[一派]의
근원이거늘 세번 네번 거듭해도 이 일을 알지 못했다.만송이
이 사실을 자세히 기록하는 뜻은 후인들이 두루 참구할 때에
반쯤의 힘을 덜게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니,어찌 운암만 알지
못했으리오”하노라.
취암 지가 이르되 “도오는 알고 있었던가?”하였거니와,만
송은 이르노니 “도오뿐이 아니라 취암 지는 알고 있었던가?”
하노라.보지 못했는가?어떤 승이 장사(長沙)에게 묻되 “3세의
부처님은 어찌하여 알지 못하였습니까?”하니,장사가 대답하
되 “녹야원에 들기 전에는 그럴 듯하였느니라”하였다.승이
다시 묻되 “살쾡이와 암소는 어찌하여 알았습니까?”하니,현
사가 이르되 “너는 어찌 그를 이상하게 여기느냐?”하였는데,
만송은 여기에 이르러 그저 신통한 천동만이 찬탄할 능력이 있
다고 곁눈질을 할 뿐이다.그는 이렇게 송했다.
송고
절름발이[跛跛]에 곰배팔이[挈挈]요,
-인정에 가깝지 않으니 바삐 서두르지 마라.
監
남루한 차림[毛監毛]봉두난발[毿毿]이라.
-사람들이 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백 가지에서 하나도 취택할 것이 없고 한 가지 일도 감당해 내
는 것이 없다.
-문을 열어 놓고도 또 닫고 불씨를 심어 놓고 또 물을 뿌린다.
묵묵히 스스로가 고향 땅 편한 줄 알거니
-신발 속에서 발가락을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