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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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하노라.
                  불감(佛鑑)이 이르되 “앙산은 어리석음[憨]을 피우고 중읍은
                교태[俏]를 팔더니,교태[俏措]가 어리석음을 불러들였고 어리
                석음이 교태를 저지르게 했다.비록 원숭이놈이 잠이 들었을지
                라도 뱃속만은 성성(惺惺)했음이야 어찌하겠는가?설사 여섯 창
                구멍을 몽땅 막아 버렸다 하더라도 성성이를 어디선들 볼 수

                없었겠는가?여러분은 두 늙은이들의 속임수가 어디에 있는지
                알겠는가?모두가 낯가죽의 두께가 세 치나 되느니라”하였는
                데,만송은 이르노니 “창피한 줄을 아는 자를 찾노라니 어디에
                서도 얻을 수 없다”하노라.오직 천동노인만이 엇비슷하니 이
                렇게 송했다.



               송고
               눈 구덩이 집 속에서 꽁꽁 얼며 잠을 자니 세월 가는 줄 모르
            고

               -문을 꼭 닫고 열지 않는다.
               그윽한 후원의 사립문 밤인 듯 열리지 않는다.
               -용이 용의 말을 하지 못한다.

               싸늘하게 마른 숲에 새로운 변화가 보이더니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
               봄바람이 불어오자 율통(律筒:계절의 비밀)속의 재가 나부낀

            다.
               -거듭 소생해서 기쁘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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