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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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3칙
조산의 탈상[曹山孝滿]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풀에 의지하고 나무에 붙은 무리가 가서는 정령(精靈)이 되
고,굴욕을 당했거나 원한을 품은 무리가 와서 귀숭(鬼崇)이 된
다.부르려면 전(錢)을 태우거나 말[馬]을 바쳐야 할 것이요,보
내려면 물에다 주문을 써야 한다.어찌해야 집안이 평온할 수
있을까?
본칙 드노라.
어떤 승이 조산(曹山)에게 묻되 “상복[靈衣]을 걸치지 않을 때
가 어떠합니까?”하니,
-뱁새가 겨우 알에서 깨어났으나 여전히 싸늘한 나뭇가지를 안아야 된
다.
조산이 대답하되 “나는 오늘 탈상[孝滿]을 했느니라”하였다.
-평생의 일을 저버리지 않았군!
승이 다시 묻되 “탈상한 뒤에는 어떠합니까?”하니,
-여유 있게 걷는 이는 걸음걸이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