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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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조공은 최초의 움직인 생각인 근본불각(根本不覺)으로 머무
                름 없는 근본을 삼은 것이다.

                   전등록(傳燈錄)에 청량국사(淸凉國師)께서 황태자에게 심요
                (心要)를 대답하신 서찰이 수록되었는데 거기에 “지극한 도는
                그 마음에 근본했고 마음이란 법은 머무름 없음에 근본했으니
                머무름 없는 마음의 바탕은 신령하게 지각하여 어둡지 않습니

                다”하였다.또 안국사(安國師)는  금강경 에서 이르기를 “머무
                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라”한 것을 들고서 이르되 “머무르
                는 바가 없다는 것은 빛․소리․미혹․깨달음․본체․작용 등
                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뜻이요,그 마음을 낸다는 것은 모든 곳
                이 한마음임을 드러낸다는 뜻이니,만일 선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면 선함이 나타나고 악함에 머물러서 마음을 내면 악이 나타
                나서 근본마음이 가려지거니와 만일 머무르는 바가 없으면 시
                방세계가 오직 한마음뿐이다”하였다.

                  육조께서 하택(荷澤)에게 묻되 “그대[知識]가 멀리서 오느라
                고생이 많았는데 본래의 것[本來]을 가지고 왔는가?만일 본래
                가 있다면 의당 그 주인도 알 것이니 말해 보라”하니,하택이
                대답하되 “머무름 없음으로 근본을 삼으니 눈에 보이는 것 모
                두를 주인으로 삼습니다”하였다.
                  하택의  현종기(顯宗記)에 이르되 “세존께서 열반에 드신

                후 서천의 28조가 한결같이 머무름 없는 마음을 전하였나니,

                이 머무름 없는 근본이란 곧 본분의 일이기에 머무름 없음이라
                이름한다.만일 진과 망을 융화하면 하나에 여럿이 있고 둘에
                두 가닥이 없으리라”하였다.

                  법안이 대답한 부분은  보장론(寶藏論)에서 이르되 “형상은
                바탕 이전에서 일어나고 이름은 이름 없던 데서 일어난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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