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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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59
상과 이름이 싹튼 뒤에는 떠도는 객기가 맑음을 흐린다”한 데
서 나온 것이다.
설두(雪竇)가 주장자를 들어올리고 이르되 “대중들아,주장자
라 하면 형상과 이름을 함께 든 것인데 형상은 곧 형상 없음이
요,이름은 곧 이름 없음이다.그렇거늘 식견 없는 눈먼 무리들
은 다만 형체도 없고 이름도 없는 것을 극칙으로 오인하여 법
안을 등지고,또 영명 연수(永明延壽)선사가 유심결(唯心訣) 에
서 ‘한 이름도 여래의 명호를 전파하지 않는 것이 없고 한 물
건도 비로자나의 형상을 밝히지 않는 것이 없다’하신 말씀을
어기고 있다”하였다.
또 어떤 무리는 고루하고 과문하여 진리를 궁구하거나 선지
식에게 참문하려 들지 않고,그저 이르되 “본래 무엇이 있겠느
냐?”하거니와,만송은 이르노니 “너무 지나치다”하노라.그들
이 어떻게 만송이 평소에 “본래 무엇이 없겠느냐?”한 반문을
면할 수 있겠는가?그대들 다만 이렇게 이해한다면 법안에게
참문하는 길에 겸하여 천동의 송도 알게 되리라.
송고
자취가 없고
-영양(羚羊)이 뿔을 걸었다.
소식이 끊어졌다.
-오래 등져서 만나지 못했다.
백운은 뿌리가 없거니
-묘한 본체는 본래 일정한 처소가 없다.
맑은 바람에 무슨 빛깔이 있으랴?
-온몸[通身]그대로가 법신이거니 어찌 다시 자취가 있으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