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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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67
백장이 이르되 “신령스런 광채가 홀로 빛나서 근과 진을 아
득히 벗어난다”하였는데,이미 긍정했다면 근과 진을 벗어나
지 못한 것이요,긍정의 길을 뽑아 버리면 근과 진이 저절로
공해진다.6근과 6진이 공하다면 6식은 저절로 깨달음의 바다
로 돌아간다.
모든 물건이 모가 있으면 원활하게 구르지 못한다.살아서
우뚝하여 붙은 데도 의지한 데도 없기를 바라는가.다만 긍정
하거나 긍정치 않는 곳에다 눈길을 돌리면 자연히 이쪽에도 저
쪽에도 머무르지 않고 중류(中流)에도 머무르지 않게 되리라.
그러므로 동산은 반은 긍정하고 반은 긍정치 않았으며 소산(疎
山)은 “긍정하여 승낙하면 온전할 수 없다”한 것이다.이 사람
들의 속셈[歸計:고향으로 돌아갈 계획]을 알겠는가?금 자물
쇠[金鎖]가 달린 현관(玄關)에 붙들어도 머무르지 않고 딴 길
[異路]로 간다 하여도 또 윤회가 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