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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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되 “달이 저물면서 삼경의 저자를 가로질러 지나간다”하였
                으니,이는 ‘행인은 다시 청산 밖에 있다’는 격이다.천동이 이
                화두에 대하여 아무도 입을 대지 못하는 것을 보고 마침내 손
                을 찌르고 발을 찌르는 가시밭으로 들어가서 엇바꾸어 송해 냈
                다.



               송고
               불조의 해골을 한 꼬치[串]에 꿰니
               -제멋대로 바둥거리게 버려 두라.

               궁내의 물시계[宮漏]적막한데 은밀히 화살을 전한다.
               -바깥 사람이 알기를 허락지 않는다.
               인천(人天)을 겨냥한 활틀[機要]이 천 균(鈞)을 쏘아 내니

               -가벼운 것으로 무거운 것을 수고롭게 한다.
               구름 같은 전진(戰陣)으리으리한데 번개같이 급히 난다.
               -뻔히 보면서 놓치는군!

               그 속의 사람이여,변화를 살피니
               -계교는 때를 임해 나온다.
               천한 이를 만나면 귀해지고 귀한 이를 만나면 천해진다.

               -마음과 식견이 본래 똑같으니 그러기에 원수를 맺을 일이 없다.
               구슬을 얻은 망상(罔象)이여,지극한 도가 면면(綿綿)하고
               -한 생각 나지 않으면 전체가 온통 드러난다.
               칼날을 놀릴 때 소를 잊음이여,순수한 마음 한 조각일세.

               -눈물[淚]이 아픈 창자에서 나오는구나.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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