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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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75
제 77칙
앙산의 조금[仰山隨分]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어떤 사람이 허공에다 그림을 그린다면 붓을 대자마자 틀렸
거늘 어찌 모(模)를 세우고 본[樣]을 짓겠는가?그래서 무엇을
만들자는 건가?○(원상 하나를 그리고)만송이 이미 전삭(栓
索:손잡이 말뚝과 줄)을 드러냈으니 조항이 있거든 조항을 따
르고 조항이 없거든 관례에 준하라.
본칙 드노라.
어떤 승이 앙산에게 묻되 “화상께서는 글자[字]를 아십니까?”
하니,
-어떤 글자인데?
앙산이 대답하되 “조금[隨分]”하였다.
-어진 일을 당하여 양보치 않는군!
승이 오른쪽으로 한 바퀴 돌고 이르되 “이게 무슨 글자입니
까?”하니,
-이미 치우치고 편협함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