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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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 하여금 찾게 했으나 찾지 못했고,끽후(喫詬)로 하여금 찾게
                했으나 찾지 못했다.상망(象罔)으로 하여금 찾게 하였더니 그
                가 찾으니,황제가 이르되 ‘기이하도다.결국 상망이 얻었도다’
                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양생편(養生篇)에 이르기를 “포정(庖丁)이 문혜공(文惠公)을
                위하여 소를 잡으면서 이르되 ‘저 마디마디에는 틈이 있고 내

                칼의 칼날은 두께가 없다.두께 없는 것으로 틈 있는 데 들어
                가게 하니 넓어서 칼날을 놀림에 반드시 남은 틈이 있다.그러
                므로 19년 동안 썼으되 칼날은 항상 숫돌에서 새로 나온 것 같
                았다’하니,문혜공이 이르되 ‘장하다.나는 포정의 말을 듣고
                양생(養生)의 법을 알았다’하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두 가지 사례는 “달이 저물면서 삼경의 저자를 가로질러
                지났다”한 것을 송한 것이다.지극한 도가 면면하고 밀밀(密
                密)하니 마치 궁내의 물시계가 전하는 화살과 같고,순수한 마

                음 한 조각 되어 남을 위하는 것은 마치 여유롭게 칼을 놀리는
                것과 구슬을 얻은 상망과 같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천동이 장자의 말을 인용한 것을 보고는 문득 생
                각하기를 노장의 말씀과 지극한 도가 같다고 한다면 이는 옛사
                람이 길을 빌려 지나가면서 잠시 구경한다는 이치를 전혀 모르
                기 때문이다.어떤 이가 나서서 이르되 “장자인들 어찌 수산의
                행리를 몰랐겠는가?”한다면,다만 그에게 이르되 “달이 저물

                면서 삼경의 저자를 가로질러 가는 것이 외편(外篇)인가,내편
                (內篇)인가?”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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