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6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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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산이 땅 위에다 십(十)자를 썼다.
               -다시 점을 보태야 되겠군!
               승이 왼쪽으로 한 바퀴 돌고 이르되 “이게 무슨 글자입니까?”

            하니,
               -반(半)․만(滿)․구(俱)․분(分)의 글자를 상형(象形)․해성(諧聲)․전주

            (轉注)의 서법으로 쓴 것이리라.
               앙산이 십자를 고쳐서 만(卍)자로 만들었다.
               -재치의 바퀴가 돌 때에 지혜눈은 더 어둡다.

               승이 원상(圓相)하나를 그려 마치 아수라가 손바닥으로 해와
            달을 가리는 시늉을 하고 묻되 “이것은 무슨 자입니까?”하니,
               -자세히 보니 다리가 부러졌군!
               앙산이 원상을 그려 만자를 둘러쌌다.

               -천하의 납승이 뛰어나지 못하리라.
               승이 다시 우는 시늉[樓至勢]을 하니

               -문 밖의 금강신장이 너를 보고 웃는다.
               앙산이 이르되 “옳다,옳다.그대가 잘 보호해 가지라”하였다.
               -허공을 막고 꿈을 잠그고 굳게 거두어 관장하라.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자각(慈覺)의 권효문수편송(勸孝文首篇頌)에 “부모가 태어나
                기 전에 응연(凝然)히 한 모습이 둥글었다.석가도 능히 알지
                못하거늘 가섭이 어찌 능히 전하랴?”한 것을 들고 스승께서

                이르시다.
                  14 조 용수(龍樹)가 법좌(法座)위에서 몸을 숨기고 ○상만을
                나타내니,제바(提婆)가 이르되 “이 존자께서 부처님의 체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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