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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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0칙
용아가 선판을 건네주다[龍牙過板]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큰 소리는 소리가 없고 큰그릇은 느직하게 이루어진다.매우
바쁘고 몹시 요란한 속에서 거짓 바보 시늉을 하면서 천 년을
일곱 번 옛날로 되돌리기까지 서두르지 않는다.일러 보라.이
는 어떠한 사람이던가?
본칙 드노라.
용아(龍牙)가 취미(翠微)에게 묻되 “어떤 것이 조사께서 서쪽에
서 오신 뜻입니까?”하니,
-한 번 들면[拈]한 번 새로워진다.
취미가 이르되 “나에게 선판(禪板)을 건네다오”하였다.
-본전 챙기고 이자 생각하는구나.
용아가 선판을 집어서 건네주니
-멍청하고 어리숙하기는…….
취미가 받자마자 문득 때렸는데,
-그럴 줄 짐작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