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9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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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下 99
저버리지 않을 수 있었다”하였다.
만송은 이르노니 “진여 철은 임제 문하의 진짜 본분겸추(本
分鉗鎚)이기에 놓치지 않았겠지만 용아의 팔꿈치 뒤의 신비로
운 부적을 보고자 한다면 모름지기 같은 종파에 속해 있는 천
동의 안목이라야 하리라”하노라.
송고
포단과 선판으로 용아를 대했건만
-편안함을 취하자니 방앗간도 감지덕지,
어찌하여 당해 근기[當機]로서 작가답지 못했던고?
-사람을 무는 개는 이빨을 드러내지 않는다.
눈 밝은 이 앞에서 바보 됨[成褫]은 걱정할 바 아니나
-사람이 멀리 보는 식견이 없으면
천애(天涯)에 헤매게 될 것을 두려워했더라.
-반드시 가까운 근심이 있다.
허공에다 어찌 검을 걸리오마는
-검을 빌릴 일이 아니다.
은하수엔 도리어 뗏목을 띄우도다.
-달리 위로 향하는 한 가닥 길이 있더라.
싹트지 않는 풀이 향상(香象)을 숨길 줄 알고
-부처의 눈으로도 눈치채지 못한다.
밑 없는 광주리에 산 뱀[活蛇]을 담는다.
-예사로이 들어 보이나 그대와는 다르다.
오늘의 강호에 무엇이 장애될 것 있으랴?
-태평성대엔 숨길 일이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