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선림고경총서 - 35 - 벽암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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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암록 上 105


               스님이 갑자기 소리질렀다.
                -작가 선객이로다.아는 척하지 마라.그러나 벌써 이렇게 했구나.
               “노승이 너에게 일할(一喝)을 당하였구나”하니,
                -호랑이 잡는 솜씨로 남을 놀려서야 되겠는가?

               스님이 또다시 소리지르자
                -(저 용감한 놈)머리의 뿔을 보라.비슷하긴 비슷하나 옳지 않으니 용
                 두사미가 될까 염려스럽다.

               “서너 차례 소리지른 다음에는 어찌하려는고?”하였다.
                -소용돌이치는 파도에서는 일찍이 한 사람도 빠져나오질 못했다.어느
                 곳으로 들어가는가?
               스님이 아무런 말이 없자,
                -예상했던 대로 찾을 수 없다.
               목주스님이 문득 치면서 말하였다.
                -만일 목주에게 명령을 발휘하여 행하게 했더라면 온 대지의 초목을
                 모두 다 세 동강이 내버렸을 것이다.

               “이 사기꾼!”
                -한 수 봐줬더니만 제2의제에 떨어졌구나.

               평창
                   대체로 최고의 가르침을 세우려면 모름지기 본분종사(本分宗
                 師)의 안목이 있어야 하고,본분종사로서의 작용이 있어야 한
                 다.목주스님의 솜씨[機鋒]는 번득이는 번갯불과 같다.즐겨 강
                 사스님들을 감파하였는데,평소에 하시는 일언반구는 가시덤불
                 과 같아서 어떻게 손을 대볼 수 없었다.그는 웬 스님이 오는

                 것을 보자마자 “지금 이 장소가 바로 그대로 드러난 공안[見成
                 公案]이다.그대에게 삼십 방망이를 때리리라”했다.또 어떤
                 스님을 보고서는 “상좌(上座)야”하고 부르며,그 스님이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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